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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제주도

[제주도] 한여름의 제주 여행(천제연 폭포, 제주해물탕, 섭지코지, 유민미술관, 개역빙수)




폭염이 시작되었고, 밖에 10분만 서있어도 온몸이 끈적거리는 날씨였다. 그래도 제주도까지 와서 실내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푹푹찌는 더위를 이겨내고 간 곳은 천제연 폭포였다. 폭포 주변이니 시원할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습도가 엄청났다. 주차장에서 3분정도 걸어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매표소에서 바로 폭포가 나올줄 알았는데 매표소 앞 지도를 보니 제1폭포부터 3폭포까지 있다. 

산책길 대부분이 계단으로 되어있어 도보가 불편하신 분들은 기회가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제1폭포를 향해 계단을 내려갔다. 15분 정도 걸어내려가니 폭포가 나온다. 이 앞에는 따로 펜스가 쳐져있지 않았다. 혹시 날씨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천제연 폭포



제1폭포라고 하기에는 못같은 느낌이었다. 다만 물의 색깔이 신비로웠다. 맑은 청록색을 띠고 있어 영롱한 느낌을 나타냈다. 



다음으로 제2폭포를 향해 또 엄청난 계단을 오르내리며 도착한 제 2폭포. 이때 부터 습함이 최고조를 달했다. 그래도 폭포 가까이 가니 바람이 불어 그 앞은 시원했다. 폭포의 낙폭이 커서 멀리 있는데도 물살이 튀어왔다. 이 곳은 산책로와 이어진 난관이 있어 안전하게 볼 수 있었다. 



천제연 제 2폭포



제3 폭포는 더위에 지쳐 더이상 보지 않고 차로 돌아왔다.


아침도 거르고 시작한 일정이라 점심을 먹기 위해 성산읍의 제주칼국수 제주해물탕으로 갔다. 


가는 길은 드라이브코스로도 좋았다. 가게는 도로변에 있었고, 주차장은 가게 맞은편 해안가쪽에 있었다. 해안가쪽에서는 성산일출봉도 보인다. 그리고 모래가 흰색에 가까워서 그런지 바다 색이 민트색을 띠고 있었다. 차가 많이 다니지는 않지만 주차 후 도로를 건너서 들어가야 하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내부 인테리어가 옛스러웠다. 외부 테라스에서도 식사가 가능하지만 더워서 안으로 들어가싿. 날씨가 좋다면 밖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메뉴는 해물탕과 해물파전.



해물탕



해물탕은 가져오시면서 먹기 좋게 손질도 해주신다. 해물파전은 약간 카레향도 나고 바삭하고 해물도 푸짐했다. 둘이 먹기엔 조금 많은 양이기도 하다. 



해물파전



계산하다가 카운터쪽에 아이스크림도 파셔서 후식으로 하나씩 집어 왔다.



아이스크림




이 날은 모든 계획이 엉망이었다. 오후에 보러갈 계획이었던 아쿠아리움 예약이 잘못되어 관람을 하지 못했고, 저녁에 타려던 제트보트는 그 날 파도가 심해 취소되었다. 혹시 워터 액티비티를 즐기실 예정이라면 기상으로 인해 일정이 취소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하시고 예약하셔야 할 것 같다.


아쿠아리움 관람을 하지 못하게 되어 계획을 변경해 바로 옆 내가 가고싶었던 유민미술관을 가기로 했는데 섭지코지에 있어 주차를 하고 한~참을 올라가야 갈 수 있었다. 심지어 실외 관람을 해야 실내로 들어갈 수 있었다. 섭지코지는 더워서 안가려고 했던 곳이었는데 결국 오게 된 것이다. 



섭지코지의 섭지는 재사가 많이 배출되는 지세라는 뜻이며, 코지는 곶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라 이를 합친 말이다. 가는 동안 승마체험도 하고 말들이 자유롭게 다니고 있다.



섭지코지 전망대



올라오는 길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막상 멋진 풍경을 보니 잠시 잊혀졌다.


섭지코지 전망대를 올라가기 전에 유민미술관으로 먼저 갔다. 유민미술관은 일본의 안도 타다오가 건축을 맡았고, 노출 콘크리트를 이용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설계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사방이 콘크리트 벽으로 된 전시관에서 정면 한가운데에 가로가 긴 직사각형 모양으로 뚫려 있는데 이 사이로 유채꽃밭과 저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입니다. 





섭지코지의 물, 바람, 빛, 소리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하니 건축물을 통해 자연을 느끼고 여유를 가지며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루에 4번씩 도슨트가 운영되지만 혼자 조용히 관람을 원한다면 오디오 가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니 매표할 때 말하면 이름을 적고 빌려준다. 반납은 필수. 


실내 전시는 안에 준비된 슬리퍼로 신발을 갈아신고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 내용은 아르누보(1894년 부터 20년간 유럽 전역에 일어났던 공예, 디자인 운동)의 유리 공예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전시실이 미로같아 두번씩은 본 것 같다. 그만큼 작기도 하다. 2층 계단을 오르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책은 대부분 건축가 안도 타다오와 관련되거나 미술책들이 있었다.



무더위를 이겨내고 열심히 돌아다녔으니 몸 안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빙수를 먹으러 왔다. 제주도 남원 느영나영초가집.




빙수



역시 도로변에 있으니 지나치지 않도록 잘 봐야 한다. 전기차 충전소도 있었다. 주차 공간이 별로 많지 않았지만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조용히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유명한 양이 정말 어마어마한 개역빙수다. 미숫가루 베이스로 만든 것인데 각종 잡곡이 들어가 있어 건강하고 맛도 좋았다.



개역빙수



더운 여름날 돌아다니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일상에서 보지 못했던 풍경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만족한 여행이었다. 더운 것만 빼면. 그리고 제주는 가는 곳마다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에 딱히 목적지를 정해놓지 않고 다녀도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계절마다 바뀐 제주의 모습을 담아보고 싶다.